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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강제입원

작성일
2016-08-24
작성자
단주한의원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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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조현병. 즉 정신분열병을 앓고 있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최근 정신질환자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 시간에는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한 말씀 좀 나눠보겠습니다. 조동찬 기자?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언론 보도를 보면 말이죠.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자가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고 반대로 오히려 위험하지 않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먼저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이 낮다는 보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근거가 2011년 대검찰청 범죄분석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에는 일반인의 범죄율이 1.2%지만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08%뿐이다. 그러니까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일반인의 10분의 1도 채 안 된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신질환의 범죄율을 계산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번 피의자가 앓았던 조현병만 보더라도요. 학계에서는 국내에 50만 명 정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4년 기준 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조현병 환자 즉 한 번이라도 병원에 간 조현병 환자는 10만 4천 명뿐이었습니다. 40만 명. 80%에 해당되는 조현병 환자가 한 번도 병원에 가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또 범죄와 관련성이 높은 항정신성 의약품 마약중독자가 학계에서는 국내에 100만 명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것은 1만 명에 불과합니다. 99%를 모르고 있는 거죠. 게다가 우리나라 정신보건법에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아직 없습니다. 정신질환자의 대부분은 모르고 그래서 진단하지 못하고 있고 그리고 그 규정도 명확하지 않은 국가에서 계산된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을 믿을 수 없겠죠.

그렇다면 외국 연구에서는 어떻게 되느냐. 지난해에 대한조현병학회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요. 1980년대까지는 조현병에서 폭력성의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그 이후에는 1990년대부터는 상반된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최근에도 조현병이 범죄의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없는 건 아니지만 범죄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가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스웨덴이나 미국 연구에서는요. 조현병 환자의 범죄 위험도가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난 연구들이 있고요. 또 30년 동안 조현병 환자를 추적 관찰한 핀란드 연구에서는요. 조현병 환자가 원래 폭력 성향이 있거나 알코올 중독을 함께 앓고 있으면 범죄 위험성이 무려 27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고 조현병 환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맞습니다. 정신질환자 대부분이 범죄와 무관한 것도 사실이니까요. 조현병 범죄의 특성을 연구한 영국 런던대학 연구 결과를 보면요. 범죄 대부분이 치료를 받지 않거나 치료를 중단한 뒤 증세가 나빠졌을 때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치료를 잘 받으면 범죄 위험성이 낮아진다는 건데요.

이런 의미에서 앞서 우리나라 조현병 환자의 80%가 한 번도 병원에 들른 적이 없다는 학계의 경고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치료 받지 않고 있는 국내 조현병 환자를 파악해서 치료를 받도록 이끌어내는 대책이 시급해 보이고요. 또 조현병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데요.

증세가 시작된 이후 2년이 지나도록 치료를 받지 못하면 뇌 회백질이 위축되고요.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뇌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미 뇌가 변한 다음에는 점점 치료가 더 어렵겠죠. 그런데 국내 조현병 환자의 76%가 20살 이전에 증세가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왕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면 10대나 20대에 들어섰을 때 조현병 같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검진 정책을 세우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진단이 돼도 입원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다면서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자신의 병을 자신이 아는 것. 이게 전문용어로 병식이라고 하는데요. 병식이 없으면 의사의 말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가 암이라고 하는데 환자가 본인이 암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의사의 말을 듣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인데요. 조현병 같은 정신질환자는 병식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강제 입원이라는 절차가 정신건강의학과에만 존재하는데 그런데 강제 입원은 정신질환자 입장에서는 인권을 침해받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국내외 인권 단체는 정신질환자의 강제 입원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요. 실제로 지난 17일 개정된 정신보건법 개정안에는 강제 입원을 제한하는 장치가 포함됐습니다. 그동안에는 정신과 의사가 필요성을 인정하면 강제 입원이 가능했지만 이 법안에는 환자가 본인이나 타인을 해칠 위험이 있어야만 가능하도록 제한했고요.

또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강제 입원을 결정한 이후엔 외부기관에서 즉 다른 병원의 의료진이 입원 적합성 심사 위원회를 만들어서 강제 입원의 적합성을 한 차례 더 심사하도록 했습니다. 이걸 정신의학과 의사들은 강제 입원을 사실상 금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번 강남역 사건이 터지고요. 정신질환자의 관리 실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니까 경찰청장은 행정 입원과 응급 입원을 강화하겠다고 했고요.

정치권에서도 정신질환자의 강제 입원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제 입원을 못하게 하는 법안의 잉크가 아직 마르지도 않았는데 강제 입원을 강화하는 법안을 다시 만들겠다는 것이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이 높은 것은 치료받지 않아서 증세가 악화됐거나 알코올 중독과 같은 것과 겹쳤을 때 그렇지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또 천편일률적으로 강제 입원을 강화하는 것도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강제입원 대상자를 잘 선별하는 기준부터 전문가 단체에 물어서 마련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피해자 인권이 간과되어 온 측면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국내에서 집계된 묻지마 범죄가 163건, 피해자가 288명에 이르는데 대부분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고 피해자가 노인, 여성, 아이 같은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거든요. 사회적 피해를 줄이면서도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대책. 쉽지 않은 숙제지만 우리에게 그런 숙제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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